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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산의 정기와 바다의 맛을 담은 시즈오카 미식 기행 후기..

junbum0228 2025. 12. 16. 10:30

안녕하세요!

최근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음식들을 마음껏 즐기고 온

시즈오카(静岡) 미식 여행 후기를 공유합니다.

시즈오카는 후지산의 맑은 물과 스루가 만(駿河湾)의 풍부한 해산물,

그리고 일본 제일의 녹차 산지라는 타이틀을 가진, 그야말로 미식가들에게는 천국 같은 곳이었습니다.

약 3박 4일 동안 시즈오카 시내와 하마마쓰,

그리고 항구 도시인 시미즈 지역을 중심으로 돌아다니며 경험한,

시즈오카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대표 맛집과 명물 음식들을  상세 후기로 풀어보겠습니다.

1. 오직 시즈오카에서만 만날 수 있는 '사와야카' 함박스테이크 시즈오카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먼저 위시리스트에 올렸던 곳은 바로 '사와야카(さわやか)' 였습니다.

이 레스토랑은 시즈오카 현에서만 지점을 운영하고 있어,

현지인들에게는 '소울푸드'로, 관광객들에게는 '필수 성지'로 통하는 곳이죠.

저는 시즈오카 시내의 한 지점을 방문했는데,

평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1시간 넘게 대기해야 할 만큼 인기가 대단했습니다.

대표 메뉴인 '겐코츠 함박 스테이크(げんこつハンバーグ)' 를 주문했습니다.

숯불에 구운 주먹만 한 스테이크가 뜨겁게 달궈진 철판 위에 올라오는데,

직원이 보는 앞에서 반으로 슥 잘라 다시 철판 위에 눌러줍니다.

고기 단면이 아직 선홍빛을 띠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죠.

소스를 뿌리기 전 이미 입맛을 다시게 하는 강력한 육향이 코끝을 찔렀습니다.

저는 오니온 소스를 선택했는데, 소스 맛이 강하지 않고 은은해서 고기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았습니다.

겉은 숯불 향이 가득한 크러스트가 형성되어 있고,

속은 육즙이 폭발하는 미디엄 레어 상태였습니다.

'함박스테이크'라는 이름보다는

'육즙 가득한 퓨어 비프 스테이크'에 가깝다고 느껴질 만큼 진한 소고기의 풍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와야카는 시즈오카를 다시 찾게 만드는 강력한 이유가 될 것 같습니다.

 2. 스루가 만의 보물, '사쿠라 에비'와 신선한 해산물 시즈오카는 태평양에 면한 스루가 만 덕분에 해산물이 매우 풍부합니다.

특히 '사쿠라 에비(桜えび, 벚꽃 새우)' 와 '시라스(しらす, 뱅어포)' 는 시즈오카의 상징과도 같은 명물입니다.

저는 이 명물들을 제대로 맛보기 위해 어항 근처의 식당을 찾았습니다.

시미즈(清水) 항 근처의 한 식당에서 '사쿠라 에비 카키아게' 와 '시라스동(덮밥)' 을 함께 주문했습니다.

사쿠라 에비 카키아게는 작은 벚꽃 새우들을 뭉쳐 튀겨낸 것인데,

그 바삭함과 고소함이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붉은 새우들이 튀겨지면서 더 진해진 껍질의 바삭한 식감과 속살의 달큼함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죠.

맥주 안주로도 훌륭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다른 명물인 시라스동은 갓 잡은 신선한 시라스를 밥 위에 수북이 올려주는 덮밥입니다.

비리지 않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으며,

저는 살짝 데친 '유데 시라스(삶은 뱅어포)'를 선택했는데,

부드러우면서도 톡톡 터지는 식감이 밥과 잘 어울렸습니다.

시미즈 항 주변에는 신선한 참치 덮밥(마구로동)으로 유명한 맛집도 많으니

해산물을 좋아하신다면 항구 주변을 꼭 방문해 보세요.

3. 녹차의 정수, 나나야(ななや) 젤라또로 마무리 시즈오카 여행의 마무리는 당연히 녹차여야 합니다.

시즈오카는 교토의 우지,

후쿠오카의 야메와 함께 일본 3대 녹차 산지로 꼽힐 만큼 녹차에 진심인 곳입니다.

저는 시즈오카 시내의 '나나야(ななや)' 를 찾아 세상에서

가장 진한 녹차 젤라또를 경험했습니다.

나나야는 녹차 함량에 따라

1단계부터 7단계까지 젤라또의 진하기를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고민 끝에 저는 중간 단계인 4단계와 가장 진한 '프리미엄 No.7' 을 함께 주문했습니다.

4단계도 이미 우리가 보통 아는 진한 녹차 아이스크림보다 훨씬 깊고 향긋했지만,

7단계는 그야말로 '녹차를 응축해 놓은 맛' 이었습니다.

씁쓸함 뒤에 오는 은은한 단맛과 깊은 감칠맛(우마미)이 입안을 가득 채우는데,

마치 고급 말차 한 잔을 진하게 마시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진정한 녹차 덕후라면 No.7에 도전해 보는 것을 강력 추천합니다.

이 외에도 시즈오카에는 '검은 오뎅' 으로 유명한 아오바 요코초 오뎅 골목,

그리고 하마마쓰 지역의 장어덮밥(우나기) 등 맛봐야 할 음식이 정말 많습니다.

조용한 여행지에서 현지의 맛을 깊이 경험하고 싶다면

시즈오카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